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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극장

Void Theater
Arko Arts Theater, April 01 - 30, 2021

여기 없는 극장. 이제 없는 극장. 생략된 극장. 사라진 극장. 사라질 극장. 실제로는 없는, 그런 극장. 아르코예술극장 폐관 40주년을 맞은 2121년, 극장이 있던 터에서 전시가 열린다. 100년 전 극장의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재현되는 와중에 참여관람객들은 헤드셋을 쓰고 공간을 둘러본다. 이런 상황에 극장을 기념한다는 건 어떠한 의미인가, 또 어떠한 의미여야 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전시 〈없는 극장〉은 눈앞에 실재하고 있는 장소를 없는 극장이라 설정하고 그곳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가상의 사건들을 다룬다. 이러한 설정은 일방향적이고 관행적으로 개관 40주년의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오히려 공간 자제를 패러디한다. 극장이 나아갈 내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면 공연예술 장르 자체가 세계적인 위기를 맞은 현상황을 마주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전시는 ‘만복사지‘라는 절터가 과거 그 공간에 존재했던 것들을 그 무엇보다 드라마틱하게 강조하듯, 없는 극장이라는 상징을 통해 역설적으로 지금 여기의 극장을 강조하고 뉴노멀 시대에 새롭게 태어날 미래의 극장을 환유하고자 한다.

_글 이홍도

낭비적인 의식을 덜어낸 자리에서 <없는 극장>은 극장의 안과 밖을 뒤집고, 연극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실체, 극장이란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관람객들에게 툭툭 던진다.

_연극평론가 백두산

아르코예술극장 서울, April 01 - 30, 2021

지하 연습실의 낯설고,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 속에 펼쳐진 추상적 형태의 ‘문’들과 중간에 버티고 있던 로봇-배우의 형상은 연극 이후의 극장, 연극이라는 제도와 배우라는 기계가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계속될 극장의 운명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_연극평론가 백두산


미디어 연출: 권병준 / 텍스트·공간 설치: 함성호 / 공간 설치: 최장원 / 극작: 배해률, 이홍도 / 극작·작사: 장영 / 배우: 김미수, 박수범, 박지아, 윤상화, 이지혜, 최희진 / <반전된 캐노피> 설치: 성낙중, 성도경 / 기술 감독: 백주홍 / 기술 지원: 김가현 / 연출·사운드 보조: 신예림 / 녹음·편집: 김근채(펑크타이어 스튜디오) / 조명프레임: 이상용(나눔금속인테리어) / 그래픽디자인: 유윤석 / 영상제작: 김주영(스튜디오 밀리언로지즈), 이원주, 권호연(야타브) /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 - 극장장: 정순민, 극장 운영부장: 정영순, 홍보·마케팅: 정혜민

주관: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 /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