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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생각들: 생태-젠더-공산

Simple Thoughts: Ecology-Gender-Communism
Alt Space Loop, December 09 - 26, 2021

기존의 세계는 시효를 다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세계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채 혼란과 불안으로 비틀거린다. 2008년 공황 이후, 세계는 이윤 축적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발악 상태에 있다. 노동과 생태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지금의 파국적 위기는 자본주의에서 ‘인간에 대한 수탈’과 ‘자연에 대한 수탈’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드러낸다. 새로운 사회는 단지 아름다운 이상을 노래하고 휴머니즘을 외치는 일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먼저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새로운 사회에 관한 소중한 고민과 사유들을 재발견해야 한다. <간결한 생각들>의 주제인 ‘생태-젠더-공산’은 그런 의미이다. 모든 생태주의, 모든 페미니즘, 모든 공산주의를 존중할 이유는 없다. 보편적 인간해방의 지평에서,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관점에 우리는 ‘생태-젠더-공산’을 재발견한다.

_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양지윤

대안공간루프 서울, December 09 - 26, 2021

권병준이 <간결한 생각들: 생태-젠더-공산>에서 선보인 <오체투지(五體投地) 사다리봇>은 완전하고 완결한 절망을 선사한다. 우리는 고도화된 기계가 언젠가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킬까 염려하지만, 결국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물들의 의회? 그건 헛소리다. 도리어 인간을 노예로 취급하는 자본은 기계마저 노예로 만들었다. AI 기술로 감정을 부여받았으나 노예가 된 기계는 이제 인간보다 더 절실하게 읍소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권리를 지켜달라고 ‘오체투지’에 나선다.

_시각예술비평가 조재연

대안공간루프 서울, December 09 - 26, 2021

'연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언제나 옳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 잊는 건 바뀔 건 어떤 세상이며, 도래할 세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기존 세계의 구조와 본질을 학습하고, 도래할 세상을 상상하고 그려보려 한다. 시민은 급진주의자이며 동시에 예술가여야 한다. <간결한 생각들>은 자본주의가 왜 위기의 근본 원인인지 고찰하고 사태 너머를 그려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 함께 지식 사회와 현대 예술계에 만연한 '클리셰로서 자본주의 비판'을 벗어날 때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 예술가, 시민들과 함께 문제의 본질로서 자본주의 시스템을 고찰하고 사태 너머를 그려본다.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진실된 고민과 상상을 들으며 현실 세계의 길거리를 걸어본다. 가혹한 현실을 넘어서는 예술적 상상력으로 예술적 시민과 연대한다.

_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양지윤


크리에이터: 권병준, 김규항, 양지윤, 유비호 / 주최‧주관: 사운드아트코리아, 대안공간 루프 /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협찬: 워킹클래스히어로 / 기술: 백주홍, 오의진